김재철 사장이 8월초에 구성될 새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진은 이미 내정돼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해 정치권과 방송계 전반에 큰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상돈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의 ‘8월 새 방문진 구성과 MBC 변화’ 구상이 알려진 지 사흘 뒤인 지난주 목요일(6월 28일), 김재철 사장은 임원과 일부 간부들이 동석한 티타임 성격의 간담회에서 “8월 퇴진설이 왜 나왔느냐”며 참석자들의 반응을 살핀 뒤 “8월에 들어올 (여권) 이사들은 이미 다 내정돼 있다”는 취지의 폭탄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김 사장은 방문진의 다수를 차지할 여권의 이사진이 자신을 지지할 사람들로 이미 내정돼 있는 만큼 자신의 퇴진 가능성은 적게는 1%에서 많게는 5%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언급을 덧붙였다. 동시에 8월 퇴진설이 잘못된 것임을 사내외에 널리 알리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 같은 김 사장의 지시에 따라 임원들과 간부들이 산하 국·부장들에게 사장의 언급을 알리는 과정에서 노동조합으로도 김 사장의 폭탄 발언 내용이 전해지게 됐다.“(김 사장이) 임기 다할 때까지 MBC와 시청자를 위해 봉직할 것”이란 제목을 달아 발행된 같은 날 『회사특보』 역시 김 사장의 이 같은 의중을 전파하려고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이 급히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빨 빠져도 방문진에 영향력”

특히 주목할 부분은 김 사장이 자신이 물러나게 되지 않을 거란 주장의 근거로 이명박 대통령을 언급한 점이다.

김 사장은 “이 대통령이 아무리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됐다 해도 방문진에 영향력이 남아 있다”며 간부들의 동요를 차단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지난달 28일의 티타임 외에도 ‘방문진 새 이사진 구성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과 이미 얘기가 끝났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언급을 사내 인사들에게 한 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 이사 공모는 요식행위?

다음 달 8일부터 임기를 시작하게 될 새 방문진 이사진은 현재 후보자 접수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방문진 이사 임명권을 가진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사진이 이미 다 내정돼 있다”며 김재철 사장이 문제의 발언을 한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후보자 모집 공고를 냈다. 방통위에 따르면 다음 주 목요일인 12일까지 후보자 서류 접수가 진행되며 이어 16일부터 19일까지 자격 심사를 거쳐, 이르면 오는 20일쯤 새 이사진 선임의 윤곽이 잡힐 예정이다.

“새 방문진 이사가 이미 다 내정돼 있다”는 김재철 사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방통위의 새 방문진 이사 후보자 신청 접수와 향후 이뤄질 자격 심사는 이미 이명박 대통령과 김재철 사장의 교감을 통해 내정돼 있는 인사들을 방문진 이사로 임명하려고 꾸미는 쇼와 요식 행위에 불과하다.

더 큰 문제는 김재철 사장의 말이 사실일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진법>이란 엄연한 실정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방문진법>은 “방문진 이사는 방송에 관한 전문성 및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여 방송통신위원회가 임명한다”고 돼 있는데 방통위의 후보자 접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 대통령이 새 이사진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할 김재철 사장과 교감해 이사진을 내정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탄압 배후 이 대통령’ 실토?

김 사장의 말대로 이 대통령이 새 방문진 이사 내정을 자신과 협의했거나 이미 어떤 사람들이 내정됐음을 김 사장에게 알려준 게 사실이라면 조합은 물론 온 국민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김 사장을 배후 조종해 지난 2년간 MBC의 공영성을 말살하고 공정 보도를 실종시킨 장본인이 바로 이 대통령임을 스스로 실토한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을 상대로 195억 원이란 천문학적 금액의 손배소를 제기하고, ‘국민 PD’로 불려온 『PD 수첩』의 ‘얼굴’ 최승호 PD를 해고하고, 시사 프로그램과 뉴스를 형해화시키는 등 김 사장이 저질러온 숱한 만행들도 결국은 이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가 된다.

물론 김 사장의 말이 거짓일 경우엔 자신의 자리보전을 위해서라면 국가기관의 권위와 법적 절차까지도 무시해 버릴 수 있는 함량 미달의 무자격자임을 스스로 폭로한 것이 된다. 당연히 김 사장은 단 1초라도 MBC 사장 자리에 머무를 수 없다.

국회 청문회에서 규명돼야

노동조합은 김재철 사장에게 '방문진 이사가 이미 다 내정돼 있다‘는 폭탄 발언을 한 근거와 이 대통령과 청와대로부터 어떠한 언질을 받았는지를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관련 발언의 사실 여부를 떠나 김 사장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한다.

청와대 역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국회는 여야 합의에 따라 문방위에서 열릴 언론 관련 청문회에서, 공영방송의 질서는 물론 국기를 흔드는 김재철 사장의 행태에 대해 준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방통위와 방문진은 김재철 사장의 안하무인격 행태들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이제부터라도 그의 각종 비위 사실과 비리 혐의에 대해 감독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 조합은 향후 사태 전개를 예의 주시할 것이다.

새누리당 의원들, 이진숙 면담 요청 줄줄이 거부

‘8월 전 김재철 퇴진’이란 함의를 담은 여야의 19대 국회 개원 협상 합의문에 안달이 난 김재철 사장측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 면담을 요청하는 등 로비 공세에 나섰지만 의원들이 줄줄이 면담을 거절하면서 톡톡히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의 고위 당직을 역임한 한 핵심 의원은 “이진숙 기획 홍보본부장이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 유력 의원들을 상대로 면담을 요청했지만 의원들이 응답을 아예 안 하거나 면담을 거절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적절하고 성가셔서 면담 거절”

의원들이 이진숙 본부장의 면담 요청을 줄줄이 거부하는 이유와 관련해 이 의원은 “무엇보다 부적절하고 성가시다는 판단을 한 때문이 아니겠냐”면서 김재철 사장과 그 추종 세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이 의원은 이진숙 본부장이 새누리당 의원들을 만나 여야 합의가 ‘김재철 퇴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집요하게 확인받으려 한다는 말을 들었던 것도 면담을 거절한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의원들을 상대로 ‘사실 왜곡’을 강요하는 것 같아 기분이 몹시 상했다는 뉘앙스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다른 의원은 “합의문을 통해 여야가 문방위에서 언론 관련 청문회를 개최하도록 노력한다고 예고까지 한 마당에 굳이 면담을 신청해오는 것은 결국 김재철 사장 개인을 위한 구명 로비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면서 “의원들이 만나줄 이유가 없지 않냐”고 되물었다.

조합은 이미 지난 6월 13일자 <총파업 특보 91호>를 통해 이 본부장에 대해 “자신의 앞날을 위해서라면 후배들의 희생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몹쓸 사람”이라고 했다는 새누리당 어느 의원의 언급을 소개한 바 있다. 이 의원의 당시 언급은 실제로는 좀 더 적나라한 비판이었지만 지면상으로는 순화해서 표현했음을 뒤늦게나마 알린다.

이진숙 본부장이 어제 발행한 <회사특보>의 제목처럼 MBC는 ‘정치’의 장이 아니다. 이 본부장이 진정 회사를 대표해 회사와 관련된 현안으로 의원들을 만나려 했다면 의원들이 굳이 기피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바로 처절하게 면담을 거부당하는 지금 이 본부장의 모습이 김재철 체제가 처한 엄연한 현실임을 직시하길 권고한다.

집 앞 ‘1인 시위’ 또 고소

조합원들의 실명을 <회사특보>에 줄줄이 거론하면서 근거 없는 매도와 중상모략까지 서슴지 않았던 이 본부장은 정작 자신의 개인 정보에는 지극히 민감하다. <회사특보>에다 자신의 주소가 어떻게 노출됐는지 모르겠다는 사적 분노까지 토해 놓더니 어제는 자신의 집 앞 ‘1인 시위’와 관련해 시민단체 회원 1명을 추가로 고소했다. 이 본부장의 행태 곳곳에선 이 같은 이율배반이 넘쳐난다. 김재철 사장과 그를 둘러싼 극소수 세력 외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현실은, 이 본부장의 이런 처신이나 마음 씀씀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by MBC노동조합 2012. 7. 4. 10:48

1면


김재철 "새 방문진 이사 이미 다 내정"  폭탄 발언

"이 대통령 아직도 방문진에 영향력"  언급 파문


새누리당 의원들,  이진숙 면담 요청 줄줄이 거부



2면


야당 대선주자들  "공영방송 독립"  한 목소리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힘내라 MBC>  인터뷰


영화 '두 개의 문'  관람,  쌍용차 분향소 방문


195억 원 소송 폭탄에 트위터 또 들썩


3면


[특집-3] 김재철의  3無 경영 대해부 - 경영자 김재철의 2년을 말한다

무개념 조직개편, 뭘 위해 조직 흔들었나?


4면


'MBC 정상화 = 김재철 퇴진'  온 국민의 뜻

사측,  아직도  '본질 흐리기'  골몰

"김재철 사퇴 안 하면 시청자가 징계"


소설가 박범신  <힘내라 MBC>  인터뷰


<개콘>서  "무한도전 보고 싶다"



*첨부파일을 확인하세요*

MBC총파업특보106호.pdf







by MBC노동조합 2012. 7. 4. 10:40
| 1 2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