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5일 자랑스럽고 소중한 우리의 일터 MBC마저 정권에 빼앗길 수 없다는 절규와 함께 파업에 돌입한 지 오늘(5월 4일)로 한 달을 맞았다. 92년 52일에 걸친 파업에 이어 MBC 역사상 두 번째로 긴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돌이켜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었다. 천안함 국면을 틈 타 해 볼 테면 해보라며 뒤통수를 때린 김재철의 야비한 도발, 회사야 망하든 말든 상관없다는 ‘배째라 식’ 김 빼기 전술, 마침내 노동조합을 박살내려는 무자비한 탄압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우리는 분노해야 할 때 분노했고, 나아가야 할 때 물러서지 않았으며, 유례없는 탄압에도 무릎 꿇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는 그 어떤 침탈로부터도 MBC를 지켜낼 수 있는 단단한 벽이 되었다. 

차이 때문에 갈라지지 않았다 

천안함 국면을 이용한 김재철의 도발이 기습적이었던 만큼 조합의 파업 결정도 전격적이었다. 그만큼 우리는 사안을 보는 위치에 따라, 신념에 따라 생각엔 차이가 있었다. 우리는 민주의 터에서, 회사에서, 술집에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논쟁은 뜨거웠다. 그러나 우리는 갈라지지 않았다. 김재철의 분열과 탄압 책동은 오히려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 줬다. 김을 빼려 하면 할수록 우리는 무책임한 사장과 경영진에 대한 분노로 하나가 됐고, 업무복귀 명령에는 가장 많은 파업 참여자로 단결된 힘을 보여줬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집회에 참가하는 인원은 오히려 늘어만 갔다. 회사를 망치는 건 노동조합이라며 제 아무리 흑색선전을 퍼붓고, 집행부 13명을 고소해 물리력을 과시해도, 그럴수록 우리는 똘똘 뭉쳐 조합을 받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사장님’의 힘을 앞세운 김재철은 보직 국장들까지 불러 모아 MBC를 찢어놓으려 했지만 우리는 선배들과도 갈라지지 않았다. 

동원하지 않았고 동원되지 않았다

조합이 동원하고 조합원들이 끌려가는 투쟁이었다면 우리가 이렇게 싸울 수 있었을까? 아니다. 우리가 하나로 힘을 모을 수 있었던 건 우리들의 결의가 자발적이었기 때문이다. 파업 5주차, 조합 사무실은 하루 종일 북적거린다. 조합원들 스스로 다음 집회와 선전전을 준비하고 있다. 편제 부문 조합원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UCC를 만들고 동영상을  편집하느라 정신이 없다. 보도 부문 조합원들은 첫 상영과 동시에 대박을 터트린 ‘파업 뉴스데스크’ 2탄을 만들고 있다. 영미부문 조합원들은 매일 매일의 파업 현장을 기록하고, 일요일까지 반납하며 파업 사진전을 준비했다. 기술부문과 업무직 조합원들은 수없이 열리는 각종 집회의 하드웨어를 준비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있다. 주말에도 조합원들은 달콤한 휴식을 포기하고 야구장으로, 한강으로 나서고 있다. 다음 아고라와 회사 게시판엔 조합원 개개인의 결의로 넘쳐난다. 누가 시켜서 하는 투쟁이 아니다. 

조합을 믿었지만 떠넘기지 않았다

자발적 결의는 조합이라는 일상적 틀을 넘어 사번으로, 부문으로 번져 나갔다. 84, 85, 87 사번 고참 사원들의 성명은 조합을 넘어선 투쟁의 물꼬가 됐다. 이들의 결의는 93, 95, 96. 04 사번들의 동조 단식으로 이어졌다. 직능 단체들은 앞을 다퉈 성명으로 결의를 밝혔다. 경영부문 조합원들은 가장 먼저 나서서 파업 참여에 예외 인력을 두지 말자고 뜻을 모았다. 이른 새벽부터 회사 현관 앞은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서는 부문별 조합원들로 북적였다. 그리고 마침내 김재철 사장의 보도국 후배들이기도 한 기자회와 보도영상 협의회 구성원 252명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사장 퇴진 성명을 냈고, MBC의 공적 김우룡을 집단 고소했다. 이처럼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 그 누구도 조합 집행부에, 다른 부문 동료들에게 결코 투쟁을 떠넘기지 않았다. 스스로 발 딛고 서 있는 바로 그 자리가 투쟁의 현장이었고 저항의 현장이었다.  

더도 덜도 말고 이렇게만 싸우자

정권의 특명을 받은 김재철의 총파업 분쇄와 노동조합 파괴 공작은 MBC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악랄하게 진행되고 있다. 전례 없이 강력한 무노동 무임금 적용, 조합 집행부 집단 고소와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 지역 MBC 노조에 대한 예외 없는 탄압 책동은 현 정권과 김재철이 MBC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전적으로 부끄러움을 모르는 저들의 최대 무기는 역시 뻔뻔함이다. 보도국 후배들까지 나서서 선배로서 마지막 명예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는데도 눈썹하나 까딱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저들이 새로운 탄압의 역사를 쓰고 있다면, 우리는 새로운 저항의 역사를 쓰고 있다. 정권의 채널이 되길 거부하는 자발적 결의와 참여, 조합을 뛰어넘는 사원들의 선도적인 투쟁과 전국민적 성원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싸우는 동안 이미 승리했다. 그러나 현 정권은 김재철이 물러난다 해도, 또 다른 꼭두각시를 내세워 MBC를 집어 삼키려 할 것이다. 하루아침에 물러설 자들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 그 어떤 상대가 나타난다 해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우리가 지난 한 달 동안 싸워온 것처럼만 싸워 나가자. 우리 한 명 한 명이 MBC를 지키는 단단한 벽이 돼 저들이 넘볼 수 없게 만들자. 그렇게만 된다면 공영방송 MBC가 권력의 품에 안기는 비극은 결단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보도부문 사원 252명 성명서 전달

보도부문 사원 252명의 기명(記名) 성명서를 전달하기 위해 성장경 기자회장을 비롯한 보도부문 사원 대표들이 3일 아침 옛 경영센터 8층을 찾았다.

그러나 김재철 사장은 또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아 비서실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했고, 황희만 부사장에겐 직접 성명서를 건넸다.

그러나 “후배를 죽이는 선배는 없다. 그만 물러나 달라” 는 간곡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아직까지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보도부문 조합원들은 보도부문 사원 173명이 직접 서명 날인한 김우룡 고소장을 3일 오후 서울 중앙지검에 접수했다.


조합원 46명 파업 동참

이근행 위원장의 단식이 9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동조 단식에 참여하는 사원들의 숫자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지난 목요일 91에서 97사번의 차장급 사원들이 집단적으로 동조 단식에 돌입한데 이어 3일엔 91부터 95사번 사원들 17명과 96사번 21명, 그리고 04사번 8명이 새로 단식에 동참하는 등 모두 60명이 자발적으로 동조 단식을 하고 있다.

특히 96년에 입사한 차장급 사원들은 단식에 앞서 기명으로 발표한 공개질의서에서, 김우룡을 고소하지 않는 이유, 노-사 합의를 깨고 황희만을 부사장에 임명한 배경, 경영진의 무책임한 태도 등에 대해 조목조목 따져 물으며 “‘공정방송 사수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방송인들이 되기 위해서 단식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노동조합의 파업을 “정치사장에 대한 투쟁”이자 “정권의 MBC 장악음모에 대한 MBC 구성원들의 의로운 투쟁”으로 규정하면서 김재철 사장과 현 경영진이 어떤 해법도 내놓지 않은 채 “내심으론 노동조합을, 더 나아가 MBC를 고사시키기를 원하는 것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단식에 동참한 2004년 입사자 8명은 “목숨 걸고 온몸으로 싸우는 위원장과 선배들의 단식 투쟁을 그냥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며 참여 배경을 밝혔다. 이렇듯 차장급 고참사원으로부터 입사 7년차 사원들까지 한마음으로 동조 단식에 돌입한 가운데 다른 구성원들도 사번별로 단식에 참여하고 기명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독자적인 행동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뉴스데스크’대박... 

조회 15만 건


지난주 금요일 촛불문화제에서 참가자들을 열광시킨 ‘파업 뉴스데스크’가 다음 카페 ‘힘내라! MBC’에서도 조회 건수 15만회를 돌파하면서 이번 파업 최고 히트작에 올랐다. 

'파업 뉴스데스크'는 MBC 파업 관련 소식이 기존 언론을 통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보도부문 조합원들이 자체 제작한 뉴스 프로그램으로, MBC가 왜 파업에 나섰는지, 지난 4주 동안 파업이 어떻게 진행돼 왔는지를 꼼꼼하면서도 재치있게 정리해 재미와 정보를 함께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네티즌들의 관심을 한 번에 사로잡은 파업 뉴스데스크의 백미는 단연 이용주 기자의 ‘스탠드 업’이었다. 이용주 기자는 국민들이 보내온 지지 성금과 지원 물품 소식을 전하며 “파업 승리를 기원하는 시민들이 보내온 김입니다. 직접 한 번 먹어봤습니다. 맛있습니다”라는 스탠드 업 멘트와 행동으로 네티즌들의 웃음 ‘빵’을 터트렸다. 게시판에는 “개념 김 너무 맛있어 보여요”, “한 번 먹어보고 싶어요”라는 댓글이 이어지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용주 조합원은 “실제 뉴스 리포트가 나간 뒤에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관심을 받고 있어 눈물이 난다”며 “파업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매주 1회 이상 프로그램을 방영하기로 한 '파업 뉴스데스크' 제작진은 조합원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며 기존 뉴스에서 전달하지 못한 목소리도 최대한 반영해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또 제한된 장비와 영상으로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보도국에서 요청할 경우 언제든지 9시 뉴스데스크에 납품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파업 뉴스데스크 제 2탄은 오는 목요일(6일)에 선보일 예정이다


◈ 파업 지지 성금 ◈

“폭풍이 지나가고 더 단단해지길 빌겠습니다” - 인쇄협의회 200만원,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10만원

“힘내라 MBC! 전 국민과 더불어 이 땅의 모든 PD들이 그대들과 함께 합니다”  - 한국 PD 연합회 50만원

“근행아 힘내! 동기들이 지켜줄게” - 91사번 일동 110만원

“단식하는 사람들 걱정되네. 건강 해치지 않기를...” - 보도부문 선배 50만원

“우린 MBC를 믿습니다. MBC는 국민을 믿으세요” - 익명 시민 30만원, 익명 시민 20만원, 김용훈, 송혜원, 이건흥, 권한준, 김범석, 함진수, 김용중, 이천규, 이승윤 등 시민 14명 각 10만원

“MB에 당당한 MBC,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 익명 시민 7만원, 이지민, 이영승, 황기봉, 김현경, 한상민, 조보현, 조선주, 안은숙, 석정숙, 김혜경, 김영실, 김경수, 윤용선, 한상민 등 시민 23명 각 5만원

“국민들은 아무리 조인트 까여도 파업지지 포기 못해요!” - 유수진, 장유리, 김경준, 이계승, 이강원, 김기영, 임순옥, 박영수, 강윤정, 최양환 등 시민 27명 각 3만원

“봄꽃보다 아름다운 MBC 노조님들 파이팅!!” - 최인숙, 윤정은, 이정숙, 강경아, 정태욱, 곽승권, 이준희, 김대연, 임준희, 정유철, 서봉원, 양경숙 등 시민 19명 각 2만원

“조인트 운운하는 무식한 자들 혼내줍시다. 힘내세요!!” - 김은옥, 이주현, 조상표, 박성현, 허보현, 엄은숙, 박태희, 권민정, 조성환, 홍인철, 김상효, 나종상, 김경혜, 현주, 김석안, 조영일, 김종완, 이정재, 박선진, 김정희, 김홍섭, 류재남, 오동기, 김용임, 이현철 등 시민 55명 각 1만원, 강다애, 한현구, 한인구, 지윤종, 박세정 등 시민 9명 각 5천원


-지면 관계상 일부 생략합니다-
 

▶ 5월 3일 현재 1억 1813만








by MBC노동조합 2010.05.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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