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파업 ‘정치투쟁’으로 규정…“정치사장 특유의 술수”
2010년 04월 20일 (화) 11:25:57 김고은 기자 nowar@pdjournal.com

김재철 MBC 사장이 20일 출근을 시도했으나, 노조의 저지로 무산됐다.

김재철 사장은 이날 MBC 경영진들과 설렁탕으로 아침식사를 한 뒤 오전 8시 27분경 여의도 MBC 방송센터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전국언론노조 MBC본부(본부장 이근행, 이하 MBC노조) 보도국 조합원 등 100여명의 출근 저지에 가로막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김재철 사장이 MBC에 출근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12일만이다.

이날 오전 7시 30분부터 출근 저지 투쟁에 나선 MBC노조 조합원들이 “입만 열면 거짓말 김재철은 물러가라” “방송인은 MBC로 정치인은 지역구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막아서자, 김재철 사장은 “이건 정치투쟁”이라며 노조의 파업이 불법 집단행동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NIKON D2X | Manual | Pattern | 1/80sec | F/3.2 | +1.00 EV | 200.0mm | ISO-800 | 2010:03:19 16:05:02
 
▲ 김재철 MBC 사장 ⓒMBC
김 사장은 “유시민 전 의원이 오고, 정연주 전 KBS 사장과 천정배 전 법무장관이 오고, 이게 정치투쟁 아니냐”며 “이 분들은 들여보내주고 나는 왜 안 되냐”고 물었다.

이에 이근행 본부장이 “거짓말쟁이 사장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고 응수하자, 김재철 사장은 “내가 무슨 거짓말을 했냐”며 “조목조목 말해보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이근행 본부장이 “김우룡 전 이사장을 왜 고소하지 않냐”고 묻자 김재철 사장은 확답을 피하며 “나도 자신 있으니까 토론회를 하자”고 말했다. 김우룡 전 이사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대단히 잘못 된 분”이라고 간단히 대답했다.

이에 연보흠 홍보국장은 “기자 생활하면서 가장 수치스러웠던 날이 김우룡이 신동아와 인터뷰한 날”이라며 “그게 어떻게 사장 개인의 문제냐”고 따졌고, 다른 조합원은 “한강으로 가시라”며 목청을 높였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MBC 1층 민주의 터에서 열린 집회에서 연보흠 국장은 “김재철 사장이 이번 사태를 정치투쟁의 구도로 다시 짜려는 것 같다”며 “자신을 약자로 만들어 상황을 돌파하려는, 정치사장 특유의 술수”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재철 사장은 19일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국장단 회의를 주재한데 이어, 20일에도 보직부장들이 참석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열 예정이다.

MBC노조에 따르면 김 사장은 19일 국장단 회의에서 파업 장기화에 따른 대체인력 문제와 관련해 “YTN과 MBN에도 좋은 기자들이 많다. 순혈주의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제작은 외주를 주면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는 23일까지 조합원들이 업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다음 주부터 징계 및 고소·고발 절차를 밟는 등 본격적인 강경 진압 작전에 들어갈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by MBC노동조합 2010.04.20 15:44

8개 협회 공동성명…"황희만 철회·김우룡 고소" 촉구
2010년 04월 16일 (금) 11:28:02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사원들의 사장 비판 성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MBC 구성원 대부분이 소속된 사내 협회들이 사측의 공권력 투입을 경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는 낙하산 논란이 일고 있는 부사장 임명 철회와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 대한 고소도 촉구하고 나섰다.

MBC PD협회· 기술인협회· 카메라감독협회· 아나운서협회· 기자회· 미술인협회· 보도영상협의회· 경영인협회는 16일 밝힌 성명에서 "업무 복귀 명령, 징계, 고소 그리고 경찰력 투입 검토까지 공영방송 MBC의 운명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며 "회사 측이 성급하게 노동조합과 조합원에 대한 강경책들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들 협회는 성명에서 "파업이라는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이 회사 측과 노동조합의 신뢰파탄에 있으며,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며 김 사장에 대한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 협회에는 국장 등 비노조원도 가입돼 있어 사실상 MBC 구성원 대다수가 가입돼 있다.

  ▲ 김재철 MBC 사장.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들은 우선 "(황희만을)부사장에 임명함으로써 사장이 공언했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의심받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며 "황희만 부사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추락한 MBC의 명예를 회복하고, MBC가 권력에 장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시청자들의 의심을 하루속히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김우룡 전 이사장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이다.

신뢰회복이 파국을 막는 단초다

노동조합의 파업이 보름이 가까워지고 있다. MBC의 주요 뉴스는 축소되고, 프로그램들은 제대로 방송되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회사 측이 강경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업무 복귀 명령, 징계, 고소 그리고 경찰력 투입 검토까지... 공영방송 MBC의 운명이 최악의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파업이라는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이 회사 측과 노동조합의 신뢰파탄에 있으며, 그 책임은 일차적으로 김재철 사장에게 있다고 판단한다. 사장이 스스로 공언했던 약속들이 계속해서 지켜지지 않으면서 구성원들이 사장의 진정성을 믿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우리는 사장에게 다음을 요구한다.

첫째, 사장은 황희만 부사장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 사장 본인이 취임 직후 방문진에 의해 임명된 황희만 보도본부장이 부적절한 인사(人事)임을 인정하고 보직 해임을 통해 권력의 장악기도를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한 달여 만에 황희만 특임이사를 더 큰 책임과 권한이 주어지는 부사장에 임명함으로써 사장이 공언했던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이 의심받는 상황이 되고야 말았다. 이는 단순히 황희만 부사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장 본인이 독립성을 상실한 것으로 여겨지는 문제인 것이다.

둘째, 사장은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 김재철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며 스스로 시청자와 MBC 구성원들에게 약속했던 일이다. 공영방송 MBC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킨 발언이자 그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려야 하는 발언이기에 법적 조치는 당연한 것이다. 추락한 MBC의 명예를 회복하고, MBC가 권력에 장악된 것이 아닌가 하는 시청자들의 의심을 하루속히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김우룡 전 이사장에 대한 법적 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이제 김재철 사장이 현 사태를 지혜롭게 해결하는 리더십을 보여줄 때이다. 꼬인 매듭을 바로 잡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오히려 지체되는 것이 문제다. 김재철 사장은 본인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증명하고 구성원들이 확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사장이 공영방송 MBC의 수장임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단순하게 말로 해결될 수 없다. 의지를 담은 조치들이 조속히 실행되기를 기대한다.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파국을 막을 수 있는 첫 단초가 될 것이다. 그래야 대화와 소통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회사 측이 성급하게 노동조합과 조합원에 대한 강경책들을 행사하지 않기를 바란다. 조급함에 내놓는 섣부른 대책이 파국을 부를 수 있다. 대화와 인내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는 공멸을 원하지 않는다.


2010년 4월 16일

MBC PD협회, MBC 기술인협회, MBC 카메라감독협회, MBC 아나운서협회,

MBC 기자회, MBC 미술인협회, MBC 보도영상협의회, MBC 경영인협회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신고
by MBC노동조합 2010.04.16 1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