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올림픽 방송이 동네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고 있다. 올림픽 개막 이후 지난 일주일동안 MBC가 계속 저지른 크고 작은 사고와 논란 때문이다. MBC는 개막식의 절정이자 피날레인 매카트니의 공연을 끊어버리고 광고를 트는 어이없는 돌출행동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개막식 공동 MC 배수정의 “영국인이어서 자랑스럽다”는 실언까지 겹쳐 동네북이 됐다. 뿐만 아니라 첫 날 뉴스데스크에서 양승은 아나운서의 상복, 모자 패션과 박태환 선수에 대한 인터뷰 내용이 적절했는지 등이 연이어 논란이 되더니 급기야 다음날엔 뉴스데스크의 ‘조작방송’ 파문까지 터지면서 시청자들의 지탄대상으로 전락했다. 올림픽 방송 전에 김재철 측이 입에 침을 튀겨가며 홍보했던 ‘승리의 MBC’ ‘시청률 1위 달성’ 목표는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순발력 떨어지는 뒷북대응 연속

두드러진 논란에 가려 제대로 부각이 되지 못한 어이없는 사고들도 속출하고 있어 ‘올림픽 방송’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청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제기하는 불만중 하나는 MBC ‘올림픽 방송’이 시청자들이 그 순간 가장 보고 싶어 하는 영상과 장면을 제때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격 진종오 선수의 첫 금메달 획득 소식과 장면을 방송 3사중 가장 늦게 전달해 시청자들이 다른 채널로 향하게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슷한 일은 박태환 선수가 은메달을 딴 31일 새벽에도 반복돼 박 선수의 경기 후 소감을 담은 인터뷰가 당일 오전이 다 지나가도록 방송되지 못했다. 축구 경기 중계가 예정돼 있었던 탓도 있지만 응원 열기를 고조시키기 위한 사전 방송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금메달이 쏟아진 1일 밤의 긴박했던 장면들을 발 빠르게 전하지 못한 점도 순발력 부재의 전형으로 비판받고 있다.

있을 수 없는 자막사고까지 빈발

어처구니없는 자막 사고가 빈발하고 있는 점도 채널의 공신력과 스테이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 뉴스와 경기 중계 등에서 ‘양궁’을 ‘양국’으로 ‘평영’을 ‘평형’으로 표기한 어이없는 자막들이 곳곳에서 발견돼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일이다. 1일 밤 한국과 가봉 전 축구 경기 중계 도중에는 가봉선수의 부상에 대해 “아주 좋은 상황입니다. 호재입니다”라고 언급한 해설위원의 멘트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언급이라는 시청자와 네티즌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 모든 일들은 올림픽 방송 제작과 취재 경험이 풍부한 인력들을 단지 파업 가담자라는 이유하나만으로 김재철이 현업에서 배제하고 축출할 때부터 충분히 예견됐던 참사였다. 시청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데는 애초부터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파업조합원들에 대한 보복에만 혈안이 돼 있던 김재철 일당들이 자초한 결과인 것이다.

개선 노력대신 파문 축소에만 급급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재철 측은 시청자들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대신 파행들을 변명하고 축소하는 데만 급급하고 있다. 유례없는 <뉴스데스크> ‘조작방송’ 파문에 대해서도 책임지는 사람 하나 없을 뿐더러 양승은 아나운서의 모자 논란에 대해서는 황용구 보도국장 등 보도국 수뇌부가 ‘노이즈 마케팅’이 성공한 결과라며 흡족해했다는 황당한 얘기들이 들려오고 있다.

올림픽 방송 일주일을 평가하며 한 신문은 KBS ‘안정’ SBS ‘무난‘ MBC ‘미숙’이란 제목까지 달아 MBC의 파행 방송을 비판했다. 조합은 올림픽 방송 첫날부터 사장인 김재철이 돌연 휴가를 떠나버린 뒤 간부들이 직무에 소홀한 점도 파행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본다. 사장이 제 할일을 다하지 않는다 해서 현업의 간부들까지 ‘올림픽 방송’이란 회사의 대사를 소홀히 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합은 향후 올림픽 방송을 주시하면서 이 모든 방송 파행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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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BC노동조합 2012.08.0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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